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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운동

가족의 당뇨판정 - 1년후의 이야기.

by 날마다행복한기록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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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짝궁이 너무 몸이 안좋았었다. 본인의 말로는 심장이 멈출거 같았단다. 등산을 같이 했는데 죽을것 같아서 조금 올라갔다가 포기하고 중도하차했다. 사실 그 전부터 어렴풋이 당뇨왔나, 하고 둘이서 심증은 있었다. 수없이 인터넷을 검색하고 증상을 확인했는데 모를 수가 없었다.

그 전부터 당뇨 증상이 뚜렷했던 것이 갈증과 소변에 거품, 그리고 단기간에 급속도로 살이 빠지는 현상이었다. 피곤하다고 운동도 쉬고 있었기에 다이어트 상황도 아니었고 그런데 컨디션은 나쁘며 체중이 빠지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국 가까운 병원에서 피검사등을 거쳐 완전한 당뇨판정을 받았다. 경계성도 아닌 확정이었다. 공복 혈당이 200넘게 나와서 이게 공복 맞냐고 되물어볼 정도. 심한 당뇨라고 아예 정면에서 얘기듣고나서 환자에게 주어지는 당뇨수첩을 받아들고 짝궁은 멘붕이 왔었다. 마치 불치병에 걸린 환자가 믿을수 없다는 듯이 충격받고 인터넷을 뒤지고 우울해하는 그런 현상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과 착잡합이 나왔다.

당뇨는 1형과 2형이 있는데 1형은 선천성으로 유전적인 병이며 2형은 인슐린부족으로 인한 후천성 질환이다. 보통 생활습관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짝궁의 생활을 보면 그토록 잔소리를 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들이 정말 많았다. 솔직히 먹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이 맞는 것 같다. 당뇨의 나쁜 습관인 단음료와 밀가루음식 등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 물처럼 콜라를 즐겨 마셨으니 할말 다했지. 차라리 물을 마시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죽어라 말 안듣는 것이 얄미울 지경이었다. 

여튼 병원에서 낫는 병이 아니라고 관리하는 것이라고 딱잘라 말하고 수첩까지 받아들고 나서 멘붕에 빠진 짝궁 데리고 바로 약을 타왔고 거기서 혈당체크기도 같이 샀다. 이제 매일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피를 내고 혈당을 체크하는 그런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아마 그 사실에 굉장히 우울했었던거 같다. 당장 죽을 병은 아니지만 합병증의 위험에서 살아야 하는 그런 불안한 삶, 나을 수 없다는 한계의 명확함에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는 가족이 있고 부양해야하는 아이들이 있었기에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잘 관리하자고 다독였다. 다행이 아이들을 보고 건강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고 그날부터 우리는 당뇨식단과 운동관리에 들어갔다..

보통 당뇨 치료는 약물에 의한 것이며, 혈당의 관리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다. 정말 심한 당뇨는 소위 인슐린 주사를 배에 꽂는 그런 것인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위로하며 관리를 시작했다. 도시락을 쌌고, 야채를 씻어 손질해두고, 단백질류의 닭가슴살과 달걀과 두부등을 최소한의 소스로 혹은 그냥 곁들여 먹기도 했다.

 

매일의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아파트에 있는 주민헬스장을 등록해서 저녁에 가볍게 운동했고 많이 걸었다. 아이 학원 데려다주며 한시간씩 산책하고 계속 일어나 걸었다. 틈틈히 근력운동도 했지만 초반에는 힘이 없어서 가장 쉽고 간단한 운동이 바로 걷기였다.

그렇게 조금씩 혈당이 내려갔고, 그래도 여전히 높은 혈당이지만 110가까이 낮추고 조금씩 밥을 먹었다. 평생 안먹고 살순 없기에 그래도 잡곡으로 바꿨고 현미위주의 식단과 간을 약하게 하는 반찬, 나물류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건강관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마 매일의 관리를 하는 그런 당뇨인의 가족 일기가 계속 되겠지만, 만약 최근에 당뇨판정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쉽게 혈당이 안떨어져 초조해하고 불안해 하지 않길. 그런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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